2026년 5월 2일 개최된 미니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는 언어학을 전공한 연구자로, 컴퓨터 과학보다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언어학·철학·윤리학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하였다. 발표는 총 세 섹션으로 구성되었으나, 시간 관계상 섹션 1과 섹션 2만 다루어졌다. 청중과의 활발한 질의응답이 병행되었으며, 수학·컴퓨터 과학·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학제적 논의가 전개되었다.
섹션 1: 인터벌 의미론(Interval Semantics) 탐구
인터벌의 개념과 수학적 기원
인터벌(interval)은 두 경계(edge)로 정의되는 범위로, 수학과 일상 언어(특히 시간 표현)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된다. 발표자는 고대 그리스 기하학을 그 원형으로 제시하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기호 산술 대신 임의의 길이를 '1'로 설정하고, 그 단위를 반복 결합하여 수를 표현하였다—이는 인터벌이 의미의 최소 단위로 기능하는 가장 오래된 사례이다.
수론(number theory)의 맥락에서 발표자는 세 가지 수 범주를 구분하였다.
서수(Ordinal numbers): 순서를 나타내며(1st, 2nd, 3rd…), 가장 친숙한 수 범주.
기수(Cardinal numbers): 히브리 문자 알레프(Aleph)로 표기되며, 모든 서수의 집합으로 경계 지어짐; 서로 다른 크기의 무한(예: 1~2 사이의 소수점 무한 vs. 모든 자연수의 무한)을 구별하는 데 사용됨.
이진법(Binary/Computation): 0과 1은 서로를 경계로 정의하며, 이 역시 인터벌 구조를 형성함.
전자 에너지 준위와 기준점 문제
발표자는 폴 디랙(Paul Dirac)의 발견을 핵심 사례로 제시하였다. 전자 에너지 준위는 기저 상태(ground state)를 단일 기준점(zero)으로 삼아 에너지를 수신·방출하는 구조로 이해되었으나, 디랙은 반전자(positron)가 기저 상태 아래의 음의 에너지 준위로 무한히 내려갈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이른바 디랙의 바다(Dirac sea). 이는 단일 기준점이 시스템의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지 못함을 보여주며, 발표자는 이를 윤리학의 기준점 문제와 연결하였다.
주관주의와 도덕주의의 철학적 계보
발표자는 윤리학에서의 기준점 논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칸트(Kant): 주체(subject)를 윤리의 유일한 기준점으로 설정; 외부 압력이 아닌 내면에서 비롯된 것만이 신뢰할 수 있는 윤리적 근거라고 주장. 단, 칸트는 객관적 외부 세계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주체가 불완전한 지각자임을 전제로 윤리 체계를 구성하였음.
데카르트(Descartes)·홉스(Hobbes): 주체를 경험자로 고정하는 주관주의(subjectivism)를 지지.
흄(Hume)·로크(Locke): 주체의 윤리는 환경·사회·압력에 따라 유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
도덕주의(Moralism): 단일 주체 기준이 아닌 사회적 가치·역사적 맥락·대인 관계적 단서를 복수의 기준으로 삼으나, 지나친 엄격성으로 인해 실제 가능성을 차단하는 문제를 내포함.
언어와 인터벌: "human"과 "good"의 정의 문제
발표자는 영어 단어 "human"의 정의를 예시로 들어, 자연 언어의 의미는 단일 기준점이 아닌 인터벌에 의해 결정됨을 논증하였다. 주관주의 프레임에서 두 사람의 기저 상태(ground state)는 동기화될 수 없으며, 따라서 동일한 기호(signal)에 대한 기준점은 항상 유동적이다.
"good"의 정의 문제에서는 형식 논리를 적용하여, 집합 내 '전부(all)'의 반대는 '없음(zero)'이 아니라 '일부(some)'—즉 모든 가능성의 집합—임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good"을 "bad"와의 대비로만 경계 짓는 것은 중립·약간 좋음·약간 나쁨 등 무수한 가능성을 배제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한다.
동서양 철학과 인터벌: 태극(Taikyoku)과 링(Ring) 개념
청중과의 토론에서 동양 철학이 인터벌 개념을 더 자연스럽게 수용한다는 논점이 제기되었다.
태극(Taikyoku): 선(good)과 악(bad)이 서로를 기준으로 정의되는 닫힌 링(closed ring) 구조; 각 개념이 상대방을 경계로 삼아 유한 상태 기계(FSM)처럼 작동함.
서양 철학: 외부에서 포괄하는 무한(infinity)을 도입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열린 구조(open group)에 해당함.
수학적으로 동양 철학은 무한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강한 부정(negation)이 무한 개념에 인접한 자기 참조(self-reference)를 생성함.
단일 기준점의 한계와 통계적 해결
발표자는 영화 리뷰 사이트의 평점 시스템(예: 10점 만점)을 예시로 들어, 단일 기준점이 사용자의 기준 이동에 따라 조작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정규 분포(normal distribution)로 수렴함을 설명하였다. 청중은 통계적 방법론이 현실에서 기준점을 설정하는 실질적 수단임을 제안하였고, 발표자는 이에 동의하며 변증법(dialectics)—타인과의 관계에서 기준을 획득하는 방식—을 보완적 접근으로 언급하였다. 또한 AI 탐지기가 미국 독립선언문을 AI 생성 텍스트로 판정하는 사례를 들어, 시스템 내부만으로는 기준점을 확정할 수 없으며 외부 시스템(예: OpenAI의 사용 기록)에 의존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섹션 2: 기계 어셈블리·프로그램 코드의 맥락에서 본 번역의 인식론
LLM과 언어의 거래성(Transactionality)
발표자는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과 회귀 분석(regression analysis)을 활용한 LLM 연구를 소개하며, 수십억 개의 변수에 대한 수백만 건의 회귀 분석이 인간 언어를 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언어의 거래성(transactionality)—입력과 출력이 존재하는 트랜잭션 구조—을 실증적으로 지지하며, 언어를 형식 체계로 분석하는 **분석적 언어관(analytic interpretation)**을 강화한다.
번역의 누메나·페노메나 구분
칸트 철학의 개념을 차용하여 번역을 두 층위로 구분하였다.
누메나(Noumena)적 번역: 지각 여부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재현 가능한 표현—예컨대 "Let's go"와 그 일본어 등가 표현이 동일한 행동(따라오기)을 유발하는 것.
페노메나(Phenomena)적 번역: 주체가 두 언어 표현을 듣고 동일한 의미를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것.
코드의 추상화 계층과 언어 습득
프로그램(program) → 어셈블리(assembly) → 기계어(machine code)의 추상화 계층은 인간이 코드를 경험하는 방식에 의해 정의된다고 발표자는 주장하였다. 이를 언어 습득에 적용하면, 원시 언어(proto-language)·중간 언어(intermediate language)·완전한 자연 언어의 계층 구조와 유사하다.
언어 습득 이론의 두 축은 다음과 같이 대비된다.
사용 기반 이론(Usage-based): 언어는 입력(input)의 축적으로 습득됨; 아기가 2년간의 입력만으로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거. 프로그래밍 언어의 객체 지향성(object orientation)은 이 이론을 부분적으로 지지하나, 동시에 언어 간 공유 특성(어순, 음운 등)의 존재는 선천적 능력을 시사하여 모순을 내포함.
생성 문법(Generative grammar): 인간은 언어 수행을 위한 선천적 능력(보편 문법, universal grammar)을 가지고 태어남; 독일 아기와 인도 아기를 환경 교환 시 동일한 언어 습득 패턴을 보인다는 가설. 발표자는 이 이론이 심리학·영성 등 비언어학적 영역에 의존하는 한계를 지적하며, 코드와 언어의 등치를 시도할 경우 막다른 길(dead end)에 이른다고 평가하였다.
결론
발표자는 인터벌 의미론이 주관주의와 현대 도덕주의 모두의 기저에 존재하는 첫 번째 추상화 층위임을 제안하였다. 단일 기준점 체계는 전자 에너지 준위·자연 언어 정의·윤리 체계·평점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현실의 가능성을 온전히 포괄하기 위해서는 두 경계로 이루어진 인터벌 구조가 필요하다. 통신 기술의 발전이 집단 학살의 빈도를 감소시키는 경향과 연결 지어, 인터벌의 경계가 좁아질수록 윤리적 결과가 개선된다는 낙관적 전망도 제시되었다. 섹션 2에서는 LLM·번역·언어 습득의 분석을 통해 언어가 거래적·모듈적 구조를 가짐을 논증하였으며, 생성 문법의 선천성 가설은 코드 유추의 맥락에서 한계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섹션 3은 시간 부족으로 발표되지 않았다.